본문 바로가기

想 - Think

직장 다니면서 느낀 점


    이제 직장인 3개월을 조금 넘기고 뭔가 직장인같은 포스를 가지게 되었다고 자부하는 바, 내가 그동안 느꼈던 점들을 간략하게 이야기해보자. (듣고 가짢은 소리 마라! 라고 할 사람들 무지 많을거라고 생각하지만)

    1. 참... 군대 같다.

    말도 안되는 일도 많이 시키고 짧은 준비기간에 대량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다가 오죽 단체활동을 좋아하는지... 물론 회사에 따라서 그정도의 차이는 좀 있겠지만 지금 파견 나온 곳은 좀 심하다. 금요일 저녁에 (여기는 참고로 주5일) 다음주 월요일부터 임시로 일주일만 쓸 노트북을 하나 빌려달랜다. 금요일 퇴근하기 1시간 전인데? 월요일부터 쓸거면 미리 이야기해놓던지... 아니면 화요일부터 쓰던지... 무슨 빌려줄 노트북 대기시켜놓고 빌려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마술사냐? 하늘에 설치 완료된 노트북이 뚝 떨어지게??? 하아~하아~ 어떤 사람은 나보고 Lotus Notes의 메뉴 순서를 바꿔달랜다. 내가 프로그래밍 전공이긴 하지만 그거하고는 다르잖아! 그냥 Lotus 쪽에 문의해보라고 돌려주고 싶다. (지금은 그냥 그 사람말 무시하는 중) 그래도 말도 안되는거 듣고 있는 이유는 돈이다. 돈 벌어야 와우 계정 질러서 만렙도 찍을거 아니겠어?

    2. 개인생활에 대해서 서로 관심이 없다.

    현재 11시 출근에 8시 퇴근이다. 그러나 내가 어디에 살고 퇴근 후에는 뭐하고 주말에는 뭐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같은 일하시는 분은 물으신다. 같이 이야기도 자주하고 좋다. 하지만 같은 파트 사람들이나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사람하고는 사적인 대화라는건 거의 없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전에 있던 곳에 비하면 여긴 완전히 삭막한 미래도시 같은 느낌이다. 자리도 넓고 개인 노트북도 있고 전화도 있지만, 그러면 뭐하랴. 같이 커피 마시거나 수다를 떤다거나 심지어 난 밥도 혼자 먹는다!! (shift가 다른 탓도 있다) 전에 있던 곳이 천국이라는 느낌까지 든다. 하아~ 나 돌아갈래~!!

    3. 70%의 직장인들은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다.

    내가 일하는 파트의 특성상 모든 부서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내가 목소리는 좋지만 절대 TM은 아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다가 보면 그 사람의 성격같은 것들이 나오게 된다. 게다가 내 정시 퇴근 시간이 8시이다보니까 누가 야근하는지도 다 파악이 된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점은 대부분 사소한 실수로 인해서 나한테 온다는 것, 즉 나태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면 네이트온을 깔아달라는둥, 어드민 권한을 달라는둥, 나쁜 짓에 쓸 조건만 나에게 요구한다. 그리고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은 항상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다.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은 항상 정시에 퇴근한다. 물론 퇴근의 시간을 가지고 사람의 근면성을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항상 정시에 퇴근하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정시에 퇴근하시는 분들... 그냥 마지못해 회사에 그 시간까지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어떻게 쓰다가 보니까 지금 회사를 욕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맞다-_-; 여긴 굉장히 이상하다. 엔지니어에게 관리자 권한을 주지도 않으며 또한 엔지니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꽤 제한되어있어서 내 권한 밖의 일이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일어난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설치나 업데이트 같은 소프트웨어 변경 사항은 서버를 통해서 하기 때문에 손댈 필요는 없지만 또 다른 말로 하자면 손 댈 수도 없다. 소프트웨어 설치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바로 OS 재설치다. 웃기다-_-; 그러고보니 전 회사 이야기는 하나도 안나왔는데... 어떻게 보면 전 회사가 그만큼 좋았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 회사가 너무 극한으로 나쁜 것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것은 몰라도 전 회사 사람들은 정말 좋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 회사라면 충분히 다닐 맛이 났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 돌아갈래~!! ㅠㅠ

'想 -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0) 2008.03.19
파울로 코엘료 作 '11분' 중 발췌...  (1) 2008.03.14
Loose Change  (0) 2008.02.22
간만에 그림판 노가다...  (0) 2008.02.21
3년후에 결혼한다고 치자...  (0) 2008.02.19